시황 리뷰 — 크립토 고속도로 휴게소

Trinito
10 min readFeb 10, 2023

[반등 랠리 돌아보기: 2019년 vs 2023년]

- 목차 -

2021년-2023년 현재 사이클

2018년-2019년 사이클: 매우 흡사한 사이클의 반복

매크로 상황 비교

테마 별 움직임

- Winners: AI, New L1/L2, Staking Derivatives

- Laggards: Old Coins, 1st Gen DeFi

마무리: 모니터할 사항 (찐반인가?)

1. 지난 사이클과 단순 비교

2. 매크로 환경

3. 신규 섹터의 대두

지난 2022년 11월 대형거래소 FTX의 파산이 업계 전체에 또 한번의 유동성 충격을 촉발한지 3개월만인 현재, 크립토 자산 가격은 당시 하락분을 모두 회복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2023년 2월초 BTC 24,000 달러, ETH 1,700 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소폭 하락해 며칠간 조정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시점에 참고할 만한 과거시점의 시장상황을 비교해서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아보고 현재 시장의 다양한 측면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2023년 현재 사이클

[두 시기, 한 패턴: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 (TradingView)]

2021년 11월, 맹렬하게 타올랐던 상승장이 인플레이션 그에 대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의 변경으로 인해 고점을 기록하고 꺾이기 시작합니다. 수차례의 유동성 위기와 대형 기업 및 프로젝트들의 퇴출이 계속되면서 2022년 내내 하락을 지속했던 시장은 2022년 11월, 고점 기록 후 정확히 1년만에 FTX의 파산으로 인한 마지막 폭락을 경험합니다. 1년간 쉴 새 없이 이어진 하락세의 결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고점에서 저점까지 약 80% 수준의 폭락을 기록합니다. 저점 기록 후 약 두달 간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않던 시장은 2023년 새해에 들어서 폭발적 반등세를 기록하며 2023년 2월 현재 어느덧 저점 대비 50% 상승하며 FTX 사태 발생 전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크립토 시장은 그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4년 이상의 중장기 사이클은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사례가 한정적입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시장이 현재와 아주 흡사한 전개를 보였던 시기가 있습니다. 2018년초 사이클 고점부터 2018년말 사이클 저점을 지나 2019년초 반등세를 기록했던 구간이 바로 그 시기입니다.

2018년-2019년 사이클: 매우 흡사한 사이클의 반복

[두 시기, 한 패턴: 비트코인 가격 (TradingView)]

위 두 장의 차트만으로도 두 시기의 유사점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2018년 1월 비트코인이 2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시가총액 6,900억 달러의 고점을 기록한 크립토 시장은 이후 2018년 내내 멈추지 않고 곤두박질쳤습니다.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 극단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기록하면서 방향성을 가르던 시장은 11월 중반부터 한달 동안 무려 시가총액의 절반이 넘게 증발하면서 사이클 마지막 급락세를 기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2018년 12월은 사이클의 저점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후 2019년초부터 천천히 이어진 상승세는 몇 달에 걸쳐 이어지면서 2019년 중순까지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아래는 두 시기의 주요 시장지표를 비교한 표입니다.

[두 사이클의 비교 (TradingView)]

매크로 상황 비교

[각 사이클 당시 전통금융 시장 지표]

두 기간 전통금융시장의 매크로 지표를 살펴보면 2018년과 2022년 하락세가 모두 한미 주가지수가 약세를 기록했던 시기, 반대로 달러지수 DXY가 강세를 기록했던 시기와 겹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립토 자산이 디지털 희소성에 기반한 가치저장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내러티브에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은 2018년에 이어 2022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연준의 기준금리 EFFR 2018–2023 (TradingView)]

해당 기간 미연준의 기준 금리를 살펴보면 2018년 사이클의 저점은 기준 금리의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에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망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시장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착지를 약 5% 내외로 예상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2022년초 0.25% 미만의 최저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4%까지 끌어올리고 예상 인상폭의 80% 가량이 종료되었던 지난 11월이 매크로 저점이었다고 보는 해석도 힘을 받습니다. 기준금리 사이클이 마지막 시점으로 갈수록 채권의 볼록성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폭이 동일해서 상대적으로 그 효과는 작아지는 점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합니다. 위 차트와 같이 기준금리 변화를 로그축으로 표시해보면 점점 우상향 각도가 완만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테마 별 움직임

[시가총액 상위 100위 코인 (2023년 2월 9일 기준, CoinMarketCap)]

지난 3개월동안 크립토 시장이 강하게 반등했지만, 그 중에도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종목들과 부진한 종목들은 확연하기 나뉩니다.

Winners: AI, New L1/L2, Staking Derivatives

AI 인공지능:
ChatGPT의 출시가 이끈 AI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는 예전 어떤 테마보다 뜨겁습니다. 주식시장과 스타트업 시장에서도 충분히 확인되는 AI 테마의 열기는 크립토 시장에서도 매우 두드러집니다. SingularityNET($AGIX), Fetch.ai($FET), Render Token($RNDR) 등 이번 검토대상 중 지난 3개월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토큰이 모두 AI 테마와 연관된 토큰이었습니다.

새로운 레이어1 & 레이어2 토큰:
2022년에도 이전에 출시되지 않았던 새로운 레이어1 토큰의 출시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앱토스($APT)가 그 대표격으로, 2022년에 첫 상장된 이 토큰은 출시 이후 별다른 화제 없이 횡보와 하락을 이어가다가 전체 시장의 반등과 함께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에어드랍을 통한 출시 이후 신고점 경신 없이 횡보를 지속해오던 이더리움 롤업 프로토콜 옵티미즘($OP), 아비트럼 롤업에 기반한 분산화파생거래소 GMX($GMX) 등이 모두 하락장에 출범한 신규 생태계의 프로토콜입니다.

스테이킹 풀 프로토콜:
이더리움의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2023년 3월로 선뜻 가까워지면서 스테이킹 풀 프로토콜의 약진도 두드러집니다. 리도파이낸스($LDO), 로켓풀($RPL), 프랙스파이낸스($FXS) 등이 모두 스테이킹 프로토콜입니다. 스테이킹은 앞으로도 전체 크립토 산업에서 중요한 인프라로 자리잡을 기능이며, 이 시장을 선점하는 스테이킹 프토토콜에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Laggards: Old Coins, 1st Gen DeFi

오래된 코인:
리플($XRP), 이더리움클래식($ETC), IOTA($IOTA), 클레이튼($KLAY), 스텔라($XLM), 테조스($XTZ), 알고랜드($ALGO), 비트코인($BSV) 등 이미 출시된지 수년이 지난 코인들은 이번 반등장에서 시장베타(BTC, ETH)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위 단락에서 다룬 이번 상승장의 주도 네러티브와 연관성이 떨어지고, 기술적으로도 손실구간의 홀더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점이 아직은 장기 상승 추세전환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반등의 낙수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유추됩니다.

1세대 디파이 프로토콜:
체인링크($LINK), 메이커($MKR), 1인치네트워크($1INCH), 유니스왑($UNI) 등 소위 1세대 디파이 프로토콜로 불리는 토큰들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언급된 프로토콜들은 사용성 면에서 모두 각자 하위 섹터의 선두지위를 확보한 리더이지만, 움직여 올라가기에는 시가총액 덩치가 크고 프로토콜 수수료 매출액의 토큰홀더 환원 정책이 미비한 점 등 신규 내러티브에는 벗어나 있는 토큰입니다. 하지만 생태계 사용자를 가장 많이 확보한 선두 프로토콜들이며 다양한 거버넌스 투표와 업그레이드를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는 프로젝트들인 만큼 투자대상으로 꾸준히 모니터할 가치가 있는 자산들입니다.

마무리: 모니터할 사항 (찐반인가?)

  1. 지난 사이클과 단순 비교
    올해초의 반등은 작년말까지 극단적 공포와 패닉이 지속되었던 크립토 시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추가 반등 혹은 장기 상승추세의 시작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예전에 비해 커졌습니다. 지난 2019년 사이클을 참고한다면 시장은 사이클 저점을 기록한 뒤 첫 반등에서 약 6개월 동안 꾸준히 올라 저점 대비 약 4배까지 반등했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으로는 3,000 달러 저점에서 13,000 달러까지 꾸준히 반등했던 것인데 이를 그대로 지금 시장에 투영하면 현재 반등 규모 이상의 추가 상승이 기대되는 셈입니다. 물론 이런 단순 비교는 사실 투박하기 그지 없고 참고 사항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2. 매크로 환경
    이번 사이클에는 지난 사이클과 달리 패러다임 변화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매크로 경제환경이 다릅니다. 전쟁 예산에 준하는 팬더믹 정책 이후, 수십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마주했고 70년대 이후 꾸준히 이어진 금리 하향세에도 안녕을 고했습니다. 크립토를 비롯한 모든 자산 시장이 경기침체 혹은 더 나아가 또다른 시스템 위기 가능성에 대한 걱정의 벽을 기어오르며 반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가지 복잡한 경제 변수들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섬세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 시장에 숨통을 틔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매크로 환경은 앞으로도 계속 크립토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줄것이며, 인프레이션과 금리, 실업률 등 경제자료와 중앙은행 정책기조 등은 계속 모니터해야할 요인입니다.
  3. 신규 섹터의 대두
    지난 사이클에는 없었던 크립토 신규섹터들은 앞으로 사이클에서 시장의 주목을 더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테이킹 프토토콜, 롤업 레이어2, 프토토콜의 실제 수익을 배분하는 리얼일드(real yield) 서비스, NFT 관련 파이낸스 서비스 등 이전 사이클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을 것입니다. 신규 테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과열로 이어져 높은 변동성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AI 테마로 급상승한 토큰들의 경우 시장 조정 시 그 조정폭도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Written by SungPil Huh (Head of Investment at Trinito) and contributions from Jiyon Kim (Associate at Trin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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